네이버 '지식인 스타' 할아버지 별세

입력 2023-03-29 13:30   수정 2023-03-29 13:31


"할아버지, 제가 요즘 공부도 재미없고 지루한데 조언 좀 해주세요"

"나는 공부가 재미없고 지루한 사람한테는 할 얘기가 없습니다. 내 얘기도 지루할 테니까요."


네이버 '지식인(iN)'에서 '지식인 할아버지'로 유명세를 치렀던 조광현(曺廣鉉)옹이 지난 27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광현 옹은 지난 27일 오후 10시께 서울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7세.

그는 지식인 내에서 '녹야(綠野)'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2004년부터 지난해 11월 10일까지 수많은 답변을 남겼다. 그만의 재치 넘치는 답변으로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아 가며 '지식인 할아버지', '지식인 스타'로 불려왔다.

2020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2004년부터 (답변을 달기 시작해) 16년간 4만건이 넘는 답글을 달아 지식인 등급 중 최상위 두 번째인 '수호신' 등급에 올랐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지식인 내 '하수-평민-시민-초수-중수-고수-영웅-지존-초인-식물신-바람신-물신-달신-별신-태양신-은하신-우주신-수호신-절대신' 등급 중, 고인은 두번째로 높은 '수호신' 등급을 차지한 것.

고인이 '지식인 스타'로 불린 건, 답변 건수나 등급 때문이 아니다. 전공인 치아 관련 지식과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입학 전에 4000자를 외웠다는 한문 실력 등 풍부한 교양을 바탕으로 여유와 위트가 넘치고, 인생의 지혜가 담긴 답변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할아버지는 오전 4~5시께 눈을 떠 책상 앞에 앉아 자신에게 들어온 질문을 살펴보고, 서툰 '독수리 타법'으로 답변을 올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력이 크게 손상된 탓에 돋보기 두 개를 겹치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후 건강이 악화하자 그는 2017년 2월, 2018년 10월 두차례에 걸쳐 건강상의 이유로 지식인을 떠난다고 밝혔다. 다만 아쉬워하는 팬들의 성화가 이어져, 약 2년만인 2019년 2월 복귀해 활동을 이어갔다.

한편 고인은 1985년 제7회 치과의료 문화상, 1994년 제2회 서울치과의사회 공로 대상, 2008년 네이버 파워지식IN상을 받은 바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6시 15분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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